수요일, 12월 19, 2018

CASA GEOMETRICA/ JOHO ARCHIT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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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기하학
본질적으로 리모델링이란 하나의 물성 위에 다른 물성을 덧씌우는 작업이다. 달리 말하면 기존의 물성이 지닌 감성적 의미가 어떻게 새로운 감성과 만나 재해석되는가에 관한 작업인 것이다. 공간은 그 누군가의 의해 점유되게 되지만 그 공간과 시간이 지니고 있던 기억의 흔적들은 장소가 지닌 물리적 공간 속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이것이 바로 건축이 두려움과 동시에 아련함의 대상인 이유일 것이다. 즉 공간은 그 과거의 흔적 속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토해내고 그것은 현재 그 누군가에 의해서 다시 재해석 되게 된다. 만약 물성에 기하학이 있다면 그것은 어떠한 것 일수 있고 어떠한 것이 되어야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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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성적 공간
건축주는 토지등기 다음날 전화를 걸어와 설계를 의뢰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마냥 새로운 건축가를 만나는 것에 대한 일말의 망설임도 느껴지질 않았다. 그러한 확신 때문이었을까? CF 작업을 하는 건축주는 생각보다 훨씬 건축공간에 대하여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디테일에 대한 정확한 요구사항이 있었다. 새삼 건축을 만드는 것은 건축가이지만 그 건축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건축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주택을 사무소 공간으로 리모델링 하는 것 외에 현대적 재료로 덧씌워진 새로운 타입의 세련된 감성이었다. 수십년된 벽돌집이 현대적 감성으로 변모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형태와 재료로 확장되어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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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재구축, 지하공간의 확장
리모델링의 가장 중요하면서 난해한 부분이 증축공간의 상업성을 고려한 용적 검토이다. 그것은 곧 리모델링의 범위와 예산을 의미하고 건축이 지닌 미래의 상업적 가치를 결정한다. 한정된 예산과 미래적 확장성을 고려해 용적률과 관계없이 증축할 수 있는 지하공간을 본 프로젝트의 주요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즉 미래의 증축가능성을 고려하여 가상의 최대 용적을 고려한 법적 주차장을 지하에 확보하였던 것이다. 이곳은 주차장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하 공간에서 연계된 다양한 형태의 외부공간으로 사용이 가능하게 계획되었다. 또한 이 주차공간의 영역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정 스틸 루버 패턴의 각도변화에 의하여 상부의 루버와 하부의 석재는 패턴화 되어 교차되면서 배열된다. 상부의 루버 안에는 유닛별로 LED 가 매입되어 있어 주차장의 용도 이외에 지하 영역으로부터 확장될 수 있는 야간의 다양한 행위가 가능하게 계획되었다. 또한 새롭게 대리석으로 형성된 외벽의 수평적 흐름은 기존 차고의 공간을 연계하여 지하공간을 극대화하여 갤러리 등 다양한 용도로 공간활용을 가능하게 계획되었다. 즉 용적률의 변화 없이 지하공간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으로 증축 가능한 공간적 여백을 남겨두었다. 상부의 기존주택은 기존의 천정재를 제거한 후 공간의 개방감을 확보하여 최대한의 임대 편의성을 고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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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의 기하학과 감성적 감별자
기와는 질서이다. 기와지붕은 일종의 기하학적 질서들로 이루어진 체계이다. 그것들은 비와 눈을 견디기 위한 최적화된 유닛들이며 박공형태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적 시스템이다. 이러한 기와들은 서로를 짝지으며 형태적 질감과 촉각적 세련됨을 구축한다. 하지만 세련된 기와들은 때론 모호한 경계에 서있기도 한다. 기와가 지닌 유선형의 곡면체는 군집하여 물결 형상을 이루고 그 형체가 빚어낸 박공의 삼각기하학은 과거의 질서를 구축한다. 기와가 지닌 질감과 기하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규칙들을 이해하고 유닛들의 집합이 만들어낸 기하학적 군집을 어떻게 현재적 질감으로 재해석할 것인가? 그것은 감성적 감별에 의한 기하학적 조합에 기인한다. 붉은 기와와 벽돌로 이루어진 기존의 기하는 블랙 스테인레스의 잿빛 사면체와 맞물리게 되면서 서로의 질감과 질료의 감성들을 대립시킨다. 서로 다른 기하학의 원칙들은 이곳에서 이질감과 동질감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접점을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어느 하나 우위를 점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닌 양립 가능한 것들 사이의 긴장이며 시간과 공간의 감성이 빚어낸 균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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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의 재구축
87개의 블랙스테인레스 정사면체 블럭은 기존 조적벽 외피를 감싸는 기본적인 유닛 형태이다. 이러한 블랙스테인레스 정사면체 외피는 제작공정상 다시 530여개의 삼각형 및 마름모 유닛으로 제작되어진 일종의 스킨덩어리이다. 즉 530여개의 기하학적 사면들은 상하부의 타공판과 레이져컷팅된 중앙부의 삼각형으로 분할 되어 재조합된다. 20여만개의 타공 원형면과 만 오천개의 기하학으로 구성된 패턴은 다양한 양과 질로 구성된 외부의 빛을 내부로 필터링한다. 빛은 재조직되고 공간은 새롭게 재편된다. 과거 흔적은 기하학으로 재구성되고 공간은 다시 기하학적 빛의 변화에 의해서 시간성을 부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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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과 가장, 그리고 긴장
숨길 것인가? 아니면 드러낼 것인가? 그것은 리모델링의 본질적이며 궁극적인 질문이다. 이것은 기존의 물성을 존중할 것인가? 아니면 새롭게 재편해서 숨길 것인가? 에 대한 질문과 동일한 시작점을 가진다. 건축적 감성이란 바로 이 지점에서 건축가에 의해서 발견된 기억의 흔적과 현재적 시간 사이의 공간적 화해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70년대 건축이 그러하듯 검붉은 벽돌은 붉은 기와와 더불어 과거의 콘텍스트를 강렬하게 구축하는 주된 요소이다. 이곳에서 기와와 벽돌은 자신들을 철저하게 위장한다. 그것은 그 실체를 잠시 감추며 자신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공간의 질료가 지녔던 물성은 현재적 재료와 만나면서 자신을 위장하며 그들이 지녔던 과거의 감성을 탈바꿈시킨다. 그것은 단지 색채의 변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형체의 균형과 비례의 재구축을 의미한다. 이곳에서 위장이란 감각은 변화시키고 새롭게 공간적 의미를 재생산함을 의미한다. 위장을 통해 자신을 변모시킴으로써 새로운 기하학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공간적 실체들로 재생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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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조호건축(이정훈)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7-6
용도: 사무실
대지면적: 572.6㎡
건축면적: 179.8㎡
연면적: 435.72㎡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재료: 벽돌, 대리석, 블랙 STS
완공: 2014.06
시공: 채동진(지음건설)
사진: 남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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