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5월 18, 2021

[Interview] 건축잡다_공간과 사람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소통하는 사람

손상호_청사진연구소 대표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일상의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청사진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처음 건축학과는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건축을 배우면서 느낀 점과 건축학과를 다니던 시절의 “손상호”는 어떤 건축학도였는지 궁금하다.

건축학과에서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사람에 관한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건축사인 아버지를 보고자란 영향도 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다니다가 3학년 여름에 ‘돌아다니는 학교’라는 교육기부 프로젝트를 사범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며 처음으로 건축을 주제로 한 교육을 기획했다. 이때부터 건축설계보단 다른 사람들과 공간기획을 주제로 교육활동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청사진연구소의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청사진연구소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2018년도에 졸업 후 설계사무소 취업이 아닌 교육활동을 하며 살고 싶었다. 그때 지인이 ‘중동해프닝’이라는 사업을 소개해주면서 마을 주민들과 교육활동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얘기했다. 교육활동과 경험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때라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했다. 막상 중동에 가보니 대부분의 주민들이 고령층이었고, 동네는 오래된 원도심이었다. 그래서 주민들이 당장 백지에 공간을 기획하는 교육을 하기보단 공간을 더 쉽고 친숙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그러다가 주민들에게 익숙한 동네의 건물들을 도안으로 그려서 그 위에 본인의 생각을 표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도안을 제작했고, 내가 사는 동네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있으니 신기해하거나 좋아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도안 위에 색칠하며 표현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공간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더불어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나오며 공간을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활동들을 지속하고자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플레이스터디

청사진연구소는 기록이라는 수단으로 사람들간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업무를 해오고 있는데, 청사진연구소에서 진행한 아카이빙 프로젝트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다.

우선 대전 중동에서 진행한 ‘중동을 칠하다’, 이후 태백시 화광아파트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며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나눈 ‘화광아파트 리포토그래피’, 목포시의 원도심을 기록했던 프로젝트 ‘팀 애고’, 최근에 진행했던 대전 중리동의 공간 이야기발굴까지 함께한 아카이빙 프로젝트 등이 있다. 추가로 어린이들이 놀이공간을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일단놀자! 우리집 상상놀이터’ 프로젝트도 ‘플레이스터디’라는 팀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동을 칠하다

전공과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는가.

하고 싶은 교육과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것을 하고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순간순간의 선택이 있었을 뿐, 큰 용기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무리 좋아하고 잘하고 있다 스스로 다독여도 두려움은 생긴다. 하루에도 수없이 고민과 흔들림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다시 하고 싶어진다.

건축을 전공한 것이 현재 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그 생각하는 이유와 예시가 있다면 함께 듣고 싶다.

지금 하는 일들이 모두 건축이라는 학문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기록 작업은 건축 도면 위에 트레이싱지를 깔고 계획을 잡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공간을 만드는 메커니즘에서 교육활동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여전히 실시설계만 아닐뿐 건축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화광 아파트 리포토그래피

청사진연구소가 바라는 장단기 목표는 무엇인가.

공간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간의 변화까지 만드는 것이 장기 목표다. 그래서 주민들이, 사용자들이 자신의 공간에 더더욱 애정을 가지며 ‘내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게 자연스러워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교육하고, 만드는 과정 등을 실험해 나가고 있다.

화광 아파트 리포토그래피

마지막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혹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건축인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건축은 기획부터 실체화까지 전과정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 접목시킬 요소가 무궁무진하다. 교육을 하다보면 건축을 배우겠다고 말하는 학생들을 가끔 만난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기특해보이는지 모른다. 건축은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실현시켜가는 과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학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학문을 배우려는, 또는 배운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자료제공: 청사진연구소 / 진행: 고현경

인스타그램 청사진연구소: @blueprint_lab
플레이스터디: @playstudy

::이 인터뷰는 월간 건축문화 2020년 11월호(474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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