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건축잡다_반려동물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플랫폼, 21그램

권신구_21그램 대표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케어서비스을 제공하는 “21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 직영사업과 국내 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건축설계를 전공하고 졸업 이후 7년가량 건축설계 실무를 경험한 뒤 2014년에 창업했다.

처음 건축학과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건축을 배우면서 느낀 점, 건축학과를 다니던 시절의 “권신구”는 어떤 건축학도였는지 궁금하다.

어린 시절 레고를 조립하고, 만들기가 취미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건축에 대한 호기심과 꿈으로 발전했고 건축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학부 시절에는 당시 최고의 건축가인 김수근, 승효상, 렘콜하스, MVRDV 등에 열광했고 대학원 시절에는 일본의 안도 다다오와 도요 이토의 건축에 매료되어 일본 와세다대학으로 학점교류 수업을 다녀오기도 했다. 건축설계 수업에는 크리틱이라는 독특한 수업방식이 있다. 지도 교수를 비롯한 학생들이 서로의 건축디자인을 다양한 관점으로 비평하는 수업방식이다. 내가 만든 건축디자인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방어하는 설계디자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신났던 기억이 떠오른다.

본격적으로 국내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플랫폼 “21그램”에 대해서 듣고 싶다. 21그램 플랫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시작하게 됐나? 21그램이 해오고 있는 ‘반려동물 장례서비스’에 대해 소개 바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축 설계 실무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매력은 건축설계는 결국 누군가의 꿈을 만들어주고 실현해주는 역할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실무를 쌓아가면서 늘 다른 사람의 꿈을 통해 나의 자아를 실현해야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에서도 특히 낙후되어 있는 반려동물 장례산업에서 기회를 발견하게 되었다. 점차 반려동물은 가족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반려동물 장례식은 앞으로 보호자에게 중요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 반려동물 장례율은 20% 남짓으로 반려동물 장례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래서 보호자의 거주지에서 가깝고 좋은 장례식장을 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1그램과 사단법인 한국동물장례협회가 함께 국내 반려동물 장례정보와 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 정보를 한 곳에 모아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2020년 1월부터 시작했다.

또한, 갖고 있던 건축실무 경험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선보이고 싶었다. 고민 끝에 국내 1호의 반려동물 장례식장 ‘아롱이 천국’을 인수하고 새단장하여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 1호점’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11월 새롭게 오픈하고 전국으로 지점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21그램 직영사업의 목적은 기존 반려동물 장례식장들과 상생이다. 사업주에게 인수와 임대 계약 방식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보호자들에게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합리적인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직접 건축과 인테리어를 전담했다고 들었는데, 이러한 공간을 마련하게 된 이유와 마련 과정이 궁금하다.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전용면적 661㎡(200평) 규모의 단독 2층 건물로, ‘보호자의 슬픔에 공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우리가 직접 마련하기로 했다. 외관은 차분한 색상의 벽돌로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1층은 장례식장, 화장로, 루세떼 제작실, 2층은 봉안당(납골당)으로 구분된다.

반려동물 장례예식의 전 과정을 1층에서 모두 진행할 수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한 보호자의 동선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또, 인테리어에서는 조명, 문틀 등 돌출된 부분들을 안으로 숨겨 눈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장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보호자를 위한 단독의 대기 공간은 총 9개로, 이는 국내 최대 개수다. 동시간대 다른 장례가 진행되더라도 단독 공간에서 누구의 방해도 없이 아이를 추모할 수 있다. 반려동물 장례의 특성상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보호자들이 많아 반려동물의 불가피한 배변 시 간편하게 청소할 수 있어 위생적이고 흡음기능까지 갖춘 기능성 카펫으로 모든 공간의 바닥을 시공했다.

전공과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는가.

건축 설계의 가장 큰 매력은 매번 누군가의 새로운 꿈을 실제화하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설계 프로젝트는 매번 새롭고, 낯설고, 긴장되는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들 때문인지 창업은 오히려 좀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사업이 힘들면 다시 설계로 돌아와야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창업의 현실은 혹독했다. 나보다 멋진 디자인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너무 많았고, 창업자의 치열함과 열정, 간절함 없이는 밥벌이도 힘들다는 사실을 배웠다.

건축을 전공한 것이 현재 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예시가 있다면 함께 듣고 싶다.

건축 설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건축디자인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멋진 디자인만 생각하면 구조적으로 어렵거나 시공성이 떨어져 건축주가 계획한 자금을 초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한 종합적인 사고 없이는 멋진 디자인도 소용없게 된다. 그런 면에서 창업과 사업이 비슷하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시장성이 좋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 창업 후, 회사의 매출이 발생하고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계획하고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회사의 유지와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21그램의 장단기 목표는 무엇인가.

21그램은 최종 목표는 반려동물 장례산업의 혁신을 통해 반려동물 산업을 선도하는 브랜드다. 반려동물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낙후된 반려동물 장례산업의 혁신을 통해 앞으로 성장할 국내 반려동물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단기적으로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장례식장 프랜차이즈로 성장하고, 시니어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건강한 삶과 아름다운 이별을 케어하는 종합서비스로 성장하겠다.

마지막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혹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건축인들에게 한 마디 전해달라.

되돌아 보면 건축을 공부하고 실무를 쌓았던 경험은 창업가로서 나에게 매우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나의 건축적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다양한 비평으로부터 방어하는 과정은 다른 학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건축을 위해 공부하는 인문학, 공학, 예술, 심리학등의 다양한 학문의 경험도 마찬가지다. 흔히, 사회에 나와서 듣는 얘기 중 하나가 “건축과 학생들은 뭘 시켜도 중간은 한다.”는 말이다. 우스갯 소리일 수도 있지만 건축을 공부한 사람들은 종합적인 사고와 실행력이 있다. 여러분이 앞으로 도전하게 될 영역이 무엇이든 자신감과 열정을 갖고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진행: 고현경 / 자료제공: 권신구


홈페이지 www.21gr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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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2길 8, 5층 21그램

::이 인터뷰는 월간 건축문화 2021년 2월호(477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