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4월 19, 2019

재스퍼 모리슨 특별전

Jasper Morrison: THINGNESS

지난 여름부터 SNS를 물들인 명소가 있다. 한마디로 ‘인스타그램’의 성지라고나 할까. 후암동 자락에 자리 잡은 피크닉이 바로 그곳이다. 피크닉(Piknic)은 전시 기획사인 글린트(Glint)에서 운영하고 있는 자체 플랫폼 공간으로서 리노베이션은 NIA건축, 사이니지 디자인에는 mmmg, 가구는 스탠다드에이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공간이다. 전시라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 켜켜이 쌓이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는 이곳 피크닉은 개관 전시인 류이치 사카모토 특별전부터 특별한 방법으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뒤 이은 그들의 선택은 이번 건축문화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재스퍼 모리슨 특별전 <Jasper Morrison: THINGNESS>이다.

2019년 바우하우스 100주년을 맞이하여 모더니즘 디자인의 계승자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은 영국 킹스턴대학과 왕립미술학교(RCA)를 졸업하고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비트라(Vitra), 무인양품(Muji), 삼성전자, 알레시(Alessi) 등 세계 유수의 기업과 함께 작업하며 지금 현재의 산업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의 명성을 굳혀왔다. 그의 작업은 단순하고 기능적인 것이 특징인데 ‘평범한 것’에 깃든 아름다움과 저력을 새롭게 보인 <슈퍼노멀(Super Normal)> 전시를 기획하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슈퍼노멀 철학이 담긴 대표작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다섯 파트로 나뉜다. 전시의 프롤로그가 되는 ‘언어가 없는 세계(A world without words)’는 재스퍼 모리슨에게 영감이 된 이미지들을 모은 ‘언어가 없는’ 슬라이드 강의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88년 강연에서 재스퍼 모리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직 슬라이드쇼만 보여주는 이색적인 강의를 하였는데, 이 이미지들은 그의 생활과 디자인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들로써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이미지들과 함께 이국적 음악과 함께 새롭게 경험해볼 수 있다. 두 번째 파트 ‘사물들(Thingness)’은 그의 대표작 ‘생각하는 사람의 의자(Thinking Man’s Chair)’를 비롯하여 여러 브랜드와 함께 작업한 작품들의 스케치부터 작업과정까지 볼 수 있는 부분으로,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간결한 그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관찰자로서의 모리슨을 볼 수 있는 파트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물들은 모두 디자인된 작품들로 그의 영감이 되어주는 일상 생활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과 스토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네 번째부터는 그의 작품들을 손으로 만지며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들로, 재스퍼 모리슨 숍과 라운지가 있다. 숍에서는 그가 여러 브랜드들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이며 라운지가 피크닉에서만 가능한 남산 뷰와 그의 가구와 소품을 만지고 사용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하고 사치스럽기보다 실용적이면서도 심플하고, 아름다운 그의 ‘사물(Thingness)’들을 단순히 전시품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하나의 스토리와 과정으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피크닉이기에 가능했던 전시라고 생각된다. 좋은 물건과 디자인은 해석하는 이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지만 ‘평범함’과 대치되는 물건과 디자인에 대해 그리고 그것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들의 삶과 연결되는 교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추운 겨울, 남산 그 끝자락 피크닉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자료제공: 글린트

 

* 위 기사는 월간건축문화 1월 호(V.452)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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