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topia

 

ⓒ라야

지난 50여 년간 한국 사회는 빠르고 폭넓은 성장기를 지나왔다. 급격히 인구가 늘고 국민의 소비 수준도 높아졌으며 그에 따라 문화도 변화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도시의 모습이 또 다시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약 30%에 육박하고 혼인율과 출산율 역시 줄고 있다. 과연 이런 사회적인 현상은 어떤 문제를 야기하게 될까. 이번 넥스토피아 전시는 인구학적, 사회학적 변동이 만드는 도시 모습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서촌 온그라운드 갤러리에서 열린 넥스토피아는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서울문화재단의 2017 예술작품지원 시각예술부문 전시지원 사업공모에 선정되어 기획 및 주관하는 전시로, 현재와 미래의 건축적 변화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살펴보는 전시이다. “아이들이 없는 마을, 소멸하는 지역, 내일이 없는 사람들의 동네, 혼자 사는 사람들로 채워진 도시 그리고 그들의‘ 집’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번 전시는 건축가의 작업과 제안이 가진 본질적인 의미를 엿볼 수 있다.

 

ⓒ라야

이번 전시에는 김성우, 박창현, 이치훈, 임태병, 조병수, 조재원의 여섯 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으며, 영상 제작에는 독립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라야 작가가 제작에 참여해 더욱 생동감 있는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참여 작가 여섯 명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은 최근 도시의 변화(인구 감소, 달라진 생활 환경 등)에 대한 건축가들의 견해와 생각을 담담하게 느낄 수 있다. 다소 어렵고 어두울 수 있는 비평적 이슈를 감수성 있는 영상으로 담아낸 라야 작가의 작가적 관점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공예로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세미의 테이블도 볼 수 있다.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참여 작가 여섯 명은 그들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생각을 건축적 제안으로 표현했다. 단지와 동네의 개념을 담은 건축가 김성우의 일원동 단독주택 리노베이션은 대지를 직접 매입해 공사를 하며 겪었던 동네의 사건을 담은 사례이다. 다양한 주거 유형 연구를 통해 깨달은 그만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다. 어떤 주택을 공급 해야 하는가에 대한 건축가의 고민도 엿 볼 수 있다. 건축가 박창현은 유일주택을 통해 주변 사람과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건축가 이치훈은 역설적이지만, 공동체라는 공적 영역이 해체되거나 축소되면서 개인 공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우포 자연도서관 사례를 소개했다. 우포 자연도서관은 버려진 창고를 도서관과 게스트하우스로 바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장소로 다시 만든 사례이다. 거주할 수 있는 도서관의 개념을 통해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제안한다. 건축가 임태병은 풍년빌라를 통해 대지와 건물, 그리고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하기도 한다. 건축가 조병수는 소멸되어가는 공공활동 장소를 새롭게 재탄생 시켜 부산 망미동 일대의 공장 직원 숙소를 활용한, 개인성이 보장되는 ‘네 조각 집’을 제안했다. 건축가 조재원은 대학로의 샘터사옥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갖는 사회적 공간을 제안한다. 공간을 나눠 쓰며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공일호는 입주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다.

이처럼 이번 넥스토피아 전시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주거의 형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동의 공간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제안까지 살펴 볼 수 있었다. 사회와 도시의 문제를 건축적으로 풀어내 건강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건축가들의 다양한 시도는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자 원동력이 될 것이다.

 

ⓒ라야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1월호 (v.440)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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