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展

지난 10월 말 막을 내린 <The Selby House: #즐거운_나의_집> 展에 이어 대림미술관에서는 2017년 12월 7일부터 2018년 5월 27일까지 아날로그적 소재인 종이를 이용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은 순수 예술 뿐만 아니라 가구, 조명, 제품,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0팀의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종이 본래의 속성에 집중하여 재료 자체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아티스트의 특성에 따라 일곱 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의 경이로운 장면이나,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법한 설렘과 추억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각각의 공간을 느낄 수 있다. 미술관 2층부터 시작되는 전시의 첫 번째 공간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그 자체의 물성만을 활용하여 형태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 리차드 스위니(Richard Sweeney)’가 고요한 새벽에 반짝이는 별빛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종이 조각들을 선보인다. 페이퍼 아트계의 가우디라고 불리는 리차드 스위니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로 작품을 만드는데, 익숙한 소재로 낯선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공간은 순백의 종이에 화려한 패턴을 수를 놓는 핸드 커팅의 귀재‘ 타히티 퍼슨(Tahiti Pehrson)’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공간에서는 그림자와 종이의 대비, 가벼움과 무거움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공간에서는 빛과 색, 움직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오이(Atelier oi)’의 모빌 작품을 볼 수 있다. 일본의 전통 종이로 모빌을 만들어 멈춰 있는 시간과 그 속에서 잔잔하게 흔들리는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 3층은 다섯 팀의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3층에서는 종이가 일상 풍경 속으로 스며든, 재치 있고 독창적인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예술과 상업 디자인의 경계를 허무는 스튜디오 욥의 작품과 실험적이고 재치있는 작품을 만드는 토라푸 아키텍츠, 제품 디자인의 거장 토드 분체, 종이 접기 방식으로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작품을 탄생시킨 줄 와이벨의 작업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으며, 명품 브랜드의 쇼윈도 장식으로 이름을 알린 프랑스의 듀오 디자이너‘ 짐앤주(Zim&Zou)’의 작품과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Wanda Barcelona)’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기술로 눈길을 끌었던 이번 전시의 포스터 이미지 역시 짐앤주의 작품이다.

가장 이슈가 된 공간은 국내 디자이너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젊고 센스 있는 감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한국의‘ 마음 스튜디오(Maum Studio)’의 핑크빛 종이 갈대가 그것이다. 종이 갈대 숲을 지나면 공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고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얀 종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단순한 기록을 위한 매체에서부터 아이디어 노트에 이르기까지, 종이는 창작의 시작점이 된다. 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라는 소재가 여러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바람, 별빛, 햇살 등과 같은 자연 요소와 기억, 설렘과 같은 감정의 요소를 담은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겨울이 연상되는 하얀색이 종이에 담겨 따뜻함을 더한 이번 전시는 다음 층으로 이동하는 계단에 작가‘ 오밤 이정현’의 글귀를 걸어 두어, 관람하는 동안의 감상을 연결시켜준다.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전시장 곳곳에 펼쳐진 이러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1월호(v. 440)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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