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3월 25, 2019

“PIN-UP: 2018” 그리고. #2

이번 달 월간 건축문화에는 지난달 다뤘던 더시스템랩의 <PIN-UP: 2018> 전시 대담의 뒷이야기를 이어 소개하고자 한다. 월간 건축문화는 지난 4월 체결한 (사)한국건축설계학회와의 MOU를 통해 그들의 다양한 활동과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달 소개했던 전시 이후의 진행된 대담의 두 번째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취재 : 박소정 기자 / 자료제공: 더시스템랩

 

이명식(이하 이) 앞서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직원들의 교육 방식도 일반적인 아틀리에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함께 토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기존의 한국 건축 디자인 사무소의 교육방식과 다른 새로운 교육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설계학회는 ADIK 갤러리는 건축가가 가진 가치를 찾아주고 이러한 전시를 통해 건축가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그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사람으로 김찬중 교수를 추천했다. 작업 과정과 작업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적 건축설계의 방향이나 메시지를 주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수평적 작업 과정, 디자인 경쟁의 생존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더시스템랩은 그런 면에서 유목적 작업 방식을 갖는 것 같다. 한국의 설계사무소에서 갖춰야 할, 접근해야 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업 결과물에서 보여지는 작업 과정 등의 차별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김찬중 교수를 첫 전시 참여자로 선정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김찬중 교수가 생각하는 건축교육이나 건축실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김찬중(이하 김) 작업을 함께하는 인원이 적을 땐‘ 팀’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약 30명의 직원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나는 우리 회사가 수평적인 구조라고 생각하는데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날 무척 어려워하는 것 같다. 조직이 커지면서 그 조직의 대표라는 위치를 직원들이 인지하기 때문에 나를 어려워한다. 설계사무실이라는 조직 안의 사람들은 무척 감성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웃음) 나는 출, 퇴근 길에 직원들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습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부 직원은 그런 인사조차 어려워한다.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다. 인사조차 하지 않으면 하루에 한 마디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직원도 있을 것이다. 친근감의 표현이지만 직원들이 느끼는 것은 다른 것 같다. 해외의 설계사무소와 비교해 제일 아쉬운 것은 직급에 따른 나이의 분포다. 우리나라는 소장 아래로 중간 직급이 없는 것이 문제다. 한 명의 직원을 열심히 가르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본인의 일을 한다며 퇴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작업의 퀄리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2~3년차 직원이 높은 퀄리티의 작업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 소장은 2~3년차 직원과 작업을 함께 해야 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소장이 해야 할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나라 건축문화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설계사무소 모델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도 모든 계층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서 젊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 건축계에서는 이런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요즘은 건축주의 나이도 점점 젊어지고 있다. 전에는 50~60대 건축주가 많았는데 요즘 건축주는 30대인 경우도 있다. 건축주의 연령대는 점점 낮아지는데 건축가의 연령대는 높아지는 것이다. 그 사이의 중간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속가능한 설계사무소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 더시스템랩도 수평적 구조로 일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수평적 구조로 일하고 있는지 고민하고 가끔 위기 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요즘 설계사무소 소장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새로운 직원을 뽑기 두렵다고 한다. 다른 생태계에 있던 젊은 직원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일을 끝내기 위해 팀원들과 밤을 새고 일하던 것이 우리의 방식이었는데 지금의 젊은 친구들은 개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가치관을 이해해야 한다. 나도 이들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해서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건축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고 마스터가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하는 것이다. 결국 건축가의 크레딧 셰어를 하지 않고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이다. 프로젝트의 비중을 나누어서 프로젝트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큰 에너지를 쓰지 않는 시대다. 이런 시대적 가치관을 이해하려고 한다. 나는 앞으로 5년 안에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본인의 크레딧을 가지고 더시스템랩을 이어가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우려하는 직원도 있다. 10월에 사무실을 이전하는데 공간을 옮기면서 사무실 시스템도 바꾸려고 한다. 요즘은 직원들과 회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찬반 논쟁이 뜨겁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실장, 팀장이 나에게 여러 가지 시안을 보여준다. 사전에 팀원들과 만든 수 많은 시안 중 몇 가지를 선정해서 보여주는 것인데, 가끔은 선정된 시안 말고 버려진 시안을 보여 달라고 한다. 그 중에 괜찮은 것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예전에 1:1로 일하던 방식을 고수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 필터링 되는 것이 생긴다. 중간 의견을 듣고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듣기 어렵다. 중심을 잡고 위, 아래를 조율해주는 중간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HANLLASAN PINUP DRAFT / 전시장 전경

송하엽(이하 송) 결국 설계사무소는 큰 조직이나 작은 조직이나 팀제로 일을 한다. 설계사무소는 대부분 팀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팀이 가진 속성이 쉽게 변하지는 않는 것 같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팀의 성격이 다를 수도 있다. 발주처가 정해지고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작업의 경우 팀 작업의 특성을 살려 작업할 수 있지만 공모전이나 현상설계 같은 경우는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팀 작업의 스타일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각각의 경우의 작업 방식도 궁금하다. 또, 건축계의 일반 공모나 현상 공모 등의 공모 방식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다.

지명공모의 경우, 왜 내가 지명되었을까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발주처의 지향점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이런 것을 종합해 철저히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나의 실험성을 원하는 것인지, 실험성을 원한다면 어느 정도의 실험성을 원하는 것인지 모두 생각한다. 그리고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안을 낼 것인지 시뮬레이션도 해본다. 이런 것을 모두 종합한 뒤 우리의 방향을 정한다.

공모 방식이 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일단 예전보다 많이 투명해졌다. 심사 과정을 모두 공개하기 때문에 사전에 부탁하는 것도 어렵다. 굉장히 공평하고 훨씬 발전된 것 같다. 하지만 보편성 때문에 무난한 안이 선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지명 현상을 예를 들어보면 비교할 수 있다. 소위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5명이 참여한 공모전이었다. 당시 공모 당선자가 렘 콜하스였는데, 주어진 대지가 아닌 다른 대지에 설계 안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것을 두고 다른 건축가들이 소송을 했다. 제반 규칙을 어긴 안이 당선 안이 당선되는 건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모 위원회에서 렘 콜하스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것을 당선안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 정도로 위험성(Risk)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우리나라도 점점 공평해지고 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에 공모도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세대는 프리랜서로 돈을 벌고 여행을 가거나 자기만의 시간을 즐긴다고 한다. 기성세대는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고 하지만 건축에 종사하는 젊은 건축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요즘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0시간 이상 사무실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재택 근무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집에서도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구축되면 된다. 대신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원하는 업무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큰 일이겠지만.(웃음)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면 일을 하는 시간으로 능력을 평가하지 않고 수행능력이나 작업 결과로 평가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하드웨어 종속적인 산업은 재택 근무가 불가능하다. 건축 설계도 예전과 달리 하드웨어 종속적인 산업이 되었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은 IT회사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 아직 어려운 이야기이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묻고 싶다. 더시스템랩도 BIM을 적용하는지 궁금하다.

더시스템랩은 현재 2개의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준비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두 BIM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BIM 환경이 아직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하긴 어렵다. 진정한 BIM은 적산 DB까지 모두 연동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준비단계이다.

지금까지 김찬중 교수의 작업과 작업 방식과 과정, 김찬중 교수가 생각하는 건축에 대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더 나아가 건축가 김찬중의 건축 모델, 한국 건축계의 방향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각자 대담을 진행하며 느꼈던 생각을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건축가에게는 특화된 능력이 있다. 감성, 테크닉, 실험적인 태도 등. 김찬중 교수와 비슷한 나이에서 이런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은 별로 없다. 울릉도 프로젝트나 마곡 프로젝트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모든 면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건축가로서의 고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최근 진행한 울릉도 프로젝트의 경우, 어떤 면에서는 마스터플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도시적 맥락의 작업은 김찬중 교수에게 어쩌면 또 다른 도전일 수도 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성수동 프로젝트도 기대가 된다.

김찬중 교수의 유년시절 그림(사진제공: 김찬중)

지금까지 김찬중 교수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하나의 집약된 볼륨이었다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성수동 프로젝트는 캠퍼스 플랜까지는 아니어도 펼쳐진 형태의 건물이다. 앞으로는 가능한 펼쳐진 형태의 프로젝트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찬중 교수가 초등학생 때 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치 서울 마스터플랜 같은 그림이었다. 내가 상상하는 서울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는 그림이었다. 이제는 작은 규모가 아닌 큰 규모의 작업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학 후에 내가 근무했던 사무실이 마스터플랜을 전문으로 하는 사무실이었다. 당시 사무실은 도시설계를 진행했는데, 도시의 블록을 나누다 보니 건물을 설계해야 할 일이 생겨 건축 파트로 나를 채용했던 것이었다. 사실 나는 도시설계를 배우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건축물을 설계했다.(웃음) 건축가는 건축물 설계 이후에 도시설계에 대한 욕망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물론 도시에 대한 환상이 있다.

이승택(이하 택) 오히려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사무실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그렇다. 나도 실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정체성이나 클라이언트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김찬중 교수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김찬중 교수가 10여 년 전에 나에게 Specialty(전문분야, 특수성)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결국에는 지인을 통한 영업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나에게 올 수 있게 하는 힘이 Specialty라고 생각한다. 사무실 운영도 마찬가지다. 사무실의 규모에 관계없이 고민해야 할 점이 많다. 앞서 나눈 이야기처럼 작은 조직에서의 소통방식이나 가이드에 대한 고민, 규모가 커졌을 때의 조직에 맞는 운영 방식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나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도제 제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렘 콜하스가 말하길 마스터의 시대는 갔다고 했다. 그런 말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지금 실무에서 일어나는 현상 자체가 도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모델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최종적으로 급여를 많이 주는 것도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동기부여가 선생에 대한 존경도 아니다. 지금 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즐거움에 대한 가치이다. 이렇게 바뀐 패러다임 속에서 설계사무소가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요즘 설계사무소는 중간 직급 직원이 무척 부족하다. 나도 직원들에게 아래 사람을 키우고 중간 직급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하나씩 손을 떼고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STEEL LGLOO

마지막 정리를 하면 될 것 같다. 대담을 진행하면서 김찬중 교수의 전시 뿐만 아니라 그의 생각과 작업 방식, 사무실 운영까지, 그리고 앞으로 주목해야 할 내용까지 살펴봤다. 이런 내용을 봤을 때 학생들의 설계 접근 방식에 대한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었고 교수들이 가르쳐야 할 방법에 대한 내용도 담긴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실무를 하는 한국 건축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업 방식과 사무실 운영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또, 한국 건축계의 방향에 대한, 건축계의 지속가능한 모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우리가 나눈 대담을 통해 학생이나 실무진, 학교 교수, 더 나아가 건축주까지 건축계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조금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의 건축계, 그리고 건축가는 건물을 부시고 땅을 파서 건물을 짓는 것이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훨씬 더 유연해져야 한다.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를 구분 지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 요즘 건축가는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건축 자체가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굉장히 Neutral(중립적인)한 것을 원하는 부류가 있다. 후자의 부류는건축가가 인프라를 만들어주면 콘텐츠를 직접 그 곳에 채우겠다고 한다. 콘텐츠를 유연하게 채울 수 있는 건축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건축가는 건축주가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앞으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특별한 건축은 프리미엄 부류에서 소수의 인원이 원하는 것이고, 전반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그릇과 같은 건축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심플한 디자인일수록 만들기 어렵다. 너무 일반적인 건축물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 콘텐츠를 넣을 수 있는, 뭐든지 가능한 건축물을 만들어 달라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건축과 다르게 시스템으로 건축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건축가는 시스템을 기획하고 디자인의 톤 앤 매너를 정한다. 처음엔 이런 건축의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갈등하고 고민했는데, 내가 그릇을 만들어주면 세련된 건축주가 나머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더라. 콘텐츠 자체도 계속 변하고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건축 시장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야한다. 최근 작업한 대부분의 업무시설이나 사옥은 이렇게 뭐든지 할 수 있는 건축을 원한다. 건축은 사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도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 건축가는 같이 일하는 것에 약간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유연하게 사고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설계사무소라는 조직 자체도 유연해져야 한다.

한국설계학회의 <PIN-UP: 2018> 전시는 5월 25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되었다. 이 기간동안 수많은 건축인이 갤러리를 찾아 더시스템랩의 작업을 살펴보았으며, 전시 기간 중 진행되었던 세미나 역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이번 대담을 통해 건축계를 이끄는 건축가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다. 조직에 대한 고민, 한국 건축계의 방향, 그리고 건축의 지속 가능성까지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건축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엿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같은 고민을 하는 실무 건축가와 앞으로의 한국 건축을 이끌어갈 젊은 건축가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그의 모습을 보니 밝고 힘찬 건축계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위 기사는 월간건축문화 8월 호(vol.447)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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