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0월 18, 2018

[2.청계상가 편] 그 곳 그 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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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두 번째 건물인 청계상가가 세월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반절이 뚝 잘린 앞 건물과 호텔로 완전히 개조된 뒷 건물 사이에서 묵묵히 전자상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앞의 상가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청계상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이 아닌 물건으로 채워진 모습.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가사람들과 계속 찾아주는 몇몇의 손님들. 이곳을 계속해서 찾는 사람들과 한 곳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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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살아나느냐 죽어나느냐는 여기에 달렸어.”
“새로운 인생을 또 얻어가는구나 이런 깨달음도 있고 그래서 좋더라고 사람냄새 나고.”
“보존하는 의미와 수익성을 따지는 의미는 다르니까.”
“어떻게 저렇게 유지하고 사는지 참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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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허전한 분위기의 상가를 둘러보던 중 주변상가와는 다른 분위기의 가게를 발견했다. ‘솔다방’이라고 적힌 오래된 간판이 우리를 맞이해주었고, 다방 안 분위기는 친구 집처럼 익숙했다. 벽지, 의자, 테이블들이 요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된 것들은 아니었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사장님은 웃으며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 들어왔던 다방 주인, 그리고 오랫동안 세운상가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01_다방주인 이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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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Q ‘솔다방’이라는 이름은 누가 지었어요?
A 내가 지은 건 아니고 예전부터 있던 이름이야. 아마 내 생각에는 솔 나무가 사시사철 푸르고 힘이 넘치잖아 그래서 그런 좋은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 같아.

Q 언제부터 일하셨나요?
A 89년도부터, 그때 내 나이가 29살이었어. 89년 12월에 여기에 처음 왔지. 그 당시에 누가 여길 잠깐 봐달라고 부탁해서 우연히 왔는데 오자마자 전화4개가 불똥 튀게 울리는 거야. 그래서 첫날부터 그만두고 싶었는데 말리더라고.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일하게 됐지.

Q 어떤 손님들이 주로 오시나요? 그리고 오면 무슨 얘기를 나누시나요?
A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보다는 외부사람들이 많이 와. 와서 서로 각자 살아가는 구수한 얘기를 하는 거지. 또 다른 분들은 같은 업자끼리 와서 자신들의 공통분모를 이야기하지. 딱히 정해진 얘기는 없어. 상가가 재조명된다고 하니까 사진 찍으러 많이 오고 그러더라고.

Q 상가 분들이랑 많이 친하실 것 같아요.
A 그렇지. 2년 전까지만 해도 산악회가 있어서 지방산행을 다녔는데, 요즘은 워낙 장사가 안 되고 회비가 부담되고 그러니까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시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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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Q 다방 내부나 창문은 예전부터 이 모습이었나요?
A 옛날에는 중간에 어항이 있었어. 그리고 이 소파가 바뀌어있었지. 내가 2년 동안 세를 주고 놀 때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인테리어 해놨어. 그런데 이제 세운상가가 변화하면 나도 어떻게 변화를 줘야하나 고민이 많아. 창문도 예전 그대로야. 예전부터 이렇게 사방이 뚫려있었어.

Q 저 열탕기는 언제 사셨어요?
A 꽤 오래됐어. 저기에 물을 끓이면 위로는 김이 나와서 잔들이 데워지고 밑으로는 물이 끓어서 한 겨울에 팔팔 끓는 물로 커피를 탈 수 있어. 요새는 잘 안 팔지만 그 당시에는 특허상품이라고 꽤 비싸고 아무데서나 안 팔던 거야.

Q 여기 인테리어 바꿀 때 정말 예전처럼 어항도 두고 과거로 돌아간 다방처럼 꾸미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글쎄. 앞으로 더 지켜봐야지. 요새 유행이 유행이니만큼 서울시 사람들도 우리 집에 많이 오는데, 여기에 교복 같은 것도 가져다 두고 서로 추억거리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어떻냐고 하더라고.

Q 혼자 있으면 보통 뭐하세요?
A 특별한 거 있나.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들락날락하다보니까 그냥 그래. 얼마 전에는 아시는 분이 자기 집에 책이 많다고 해서 많이 가져다줬는데 읽어 보니깐 무협지여서 나랑은 잘 안 맞더라고, 근데 요즘 손님이 없어서 어떤 책을 읽어야하나 골라보다가 이한구소설가가 쓴 이북의 김일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생생하게 묘사를 해놔서 책3권을 일주일 만에 다 읽었어. 진짜 재밌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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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Q 이모님은 계속 일하실 생각인가요?
A 사실 나이가 들수록 일이 있어야해. 돈도 벌어야겠지만 자식들도 크면 내가 뭘 하겠어. 여기 오면 아는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하고도 얘기할 기회도 있으니까 나오지. 나이가 들수록 꼭 일이 있어야해. 옛날에 2년 잠깐 쉬었을 때도 1년 쉬니까 할 일이 없고 일하고 싶은 거야. 근데 그때 딱 일하던 사람이 못하겠다고 해서 내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지. 그러니까 발걸음이 가볍고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나는 계속 할 거야 힘 닿는 데까지.

Q 세운상가의 리모델링 소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얼마나 좋아질지는 모르고 반반이지 뭐. 지금도 큰 욕심은 없고 손님이 많아지면 정말 좋은 거지. 옛날에는 청계천 위에 연결다리가 있었잖아 그걸 다시 서울시에서 다시 한다고 하니까 얼마나 상가가 좋아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래도 3층이니까 잘 될 꺼라 하더라고. 거기에 희망을 가져 보는 거지.

Q 이모님께 세운상가란 어떤 의미인지?
A 29살에 잠깐 일 좀 봐달라고 해서 우연히 오게 된 게 이렇게까지 하게 됐어, 그 당시에는 바로 그만 두려고 했는데 1년 반 동안 있으면서 이 가게를 내 가게로 만들었지. 옛날에는 다방 출신이라 그러면 좀 그랬는데 1년 만에 내 문패를 여기에 다니까 좋더라고. 청계천이라는 이곳이 때로는 힘들 때도 있지만 먹고사는데 지장 없게 해준 좋은 곳이고. 또 새로운 뭔가를 발견할 때도 많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인생을 또 얻는구나.’ 이런 깨달음도 있고 그래서 좋더라.

Q 솔다방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면?
A 글쎄…홍보를 생각해 본적은 없고 내 마음껏. 오시는 손님한테 특별하게 잘해주지도 못하지만 항상 그날이 그날처럼 대하다보면 사람들이 오고 가고 할 것 같아.

인터뷰를 끝낸 후, 이모님께서 신문을 읽고 계신 단골손님을 소개시켜주셨다. 처음에는 망설이셨지만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2_신문 읽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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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Q 솔다방에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자주 오시나요?
A 볼일 보러 오기도하고 이 집(솔다방)에는 신문 보러 많이 와요. 이 근방에서 일을 했었으니까 옛날부터 자주 왔었지. 강북 중심이니까 그 전부터 자주 다녔어요.

Q 신문 보는 걸 좋아하시나봐요. 특별히 다방까지 오셔서 신문을 보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퇴직하고 집에서 혼자 있으려니 적적하기도 하고, 여기나오면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이래서 자주 나오는거죠. 그리고 여기에는 신문종류가 3가지나 돼요. 골라보는 재미가 있지.

Q 다방에 오시면 즐겨먹는 메뉴가 있으신가요?
A 여기는 쌍화차를 잘해요. 학생들도 한번 먹어봐 허허. 요새 이렇게 정통으로 노른자 띄어서 쌍화차 해주는 데가 별로 없어. 요즘 길거리에 있는 커피숍에 가면 메뉴는 참 많은데, 내가 먹을 만한 게 없더라고. 점점 이런 곳이 사라지는 게 아쉽지.

Q 이런 곳이 유지되려면 어느 정도 시대적으로 맞춰가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야 활성화가 되지.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시설을 전면적으로 확충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여기에 올 이유가 없지, 옛날처럼 그렇게는 안 될 거예요. 이제는 비슷한 상가들이 변두리 쪽으로 많이 활성화 됐으니까. 전자상가도 여기에만 있었는데 이제는 용산에도 있고 구로에도 있잖아요. 사실은 그래서 그 전처럼 활성화되지는 않을 거예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여기뿐만 아니고 이제는 쩔쩔 매는 거지. 파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Q 선생님께 솔다방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A 내가 청년시절부터 이 주변에서 일하면서 이 곳에서 쌓은 추억이 많아요.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랑도 자주 왔었고, 여기 오면 이 근방사람들은 다 만날 수 있었어. 그 때는 여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는데, 요즘엔 예전 같지 않지. 그래도 이렇게 옛날 생각 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남아있어 다행이에요. 한마디로 말하면 그냥 추억거리야. 근데 나는 여기 말고도 3층에 있는 식당도 자주가고, 저 위에 있는 슈퍼에 가서도 사람들 만나고 그래. 그냥 나는 여기 상가전체를 좋아해.

Q 세운상가에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A 그렇지 자부심이 있지. 이 상가들이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지어진 집단 상업시설이니까 옛날 사람들이 많이 와요. 나이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것을 보존해야 하는 의미가 커요. 사실은 근데 보존하는 의미와 수익성을 따지는 의미는 다르니까. 아무리 보존하고 싶어도 그 시설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없으면 보존할 가치가 없는 거죠. 정부 것이 아닌 이상. 그런 측면에서 보면 될 거에요. 막말로 이거는 전체 상업시설을 없애버리고 전부 주거시설로 바꿔도 차라리 괜찮아요. 어떻게 해서든지 여기서 살아야 할 사람들이 많으니까. 여기서 매일 있는 사람들 보면 저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유지하고 사는지 참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해요.

신문을 읽고 계신 할아버지 옆에 남자 두 분이 한 휴대폰을 보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자리 옆에는 주먹 만한 금속 부품이 있었다.

3_기자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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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tographer : 김현경
Q 이건 어디에 쓰는 부품이에요?
A 이거? 로케트 부품이야. 하하. 내가 이런 일에 종사하지는 않는데 옛날부품은 여기서 다 구할 수 있으니까 사러 왔지.

Q 여기 자주 오시나요? 어떻게 알고 오게 되셨어요?
A 간혹 오지. 여기 사는 사람들이 다방이 어디 있는 거 아니까. 조용히 대화하기에 좋아. 다방이 이제 별로 없어. 이제 우리 세대는 주로 옛날부터 다니던 곳이 다방이었잖아. 정감이 있으니까. 물론 커피숍이나 카페 같은 데도 많이 있지만 오래되셨고 열심히 하시니까 이왕 가는 김에 여기 와서 팔아주자 해서 오는 거지.

Q 청계상가는 자주 들르시나요?
A 일 때문에 자주 오고 오늘은 부속 사러 왔어. 어디가 뭘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깐.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여기 알던 사람들이니깐 여기 뭐가 있는지 다 아니깐 필요한 거 깎으러오기도하고, 오늘은 부속 사러 온 거야. 여기 처음 왔어? 많이 헷갈리지? 내가 지금은 퇴직했는데 예전에는 기자 일을 했었어. 여기 한창 잘나갔을 때 취재하러 많이 왔었지. 그래서 내가 여기 잘 알아.

Q 선생님께서 알고 계시는 이 상가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학생들 그거 알아? 세운상가가 전쟁 났을 때 탱크 저지선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 진거야. 이 건물 밑에 1층 기둥들 있잖아. 저걸 폭파시켜 건물을 주저앉게 해서 탱크가 못 지나가게 하는 거지. 그래서 서울 진입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게 이 건물이야. 그 후에 전자상가가 생긴 거지. 당시에는 기술 중에 전자가 최고였어. 옛날에는 세운전자상가라고 하면 전자제품이라면 여기가 좋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왔었지.

Q 그렇게 부흥되었었던 이 곳이 언제부터 사람들 발길이 끊겼을까요?
A 80년대 후반에 용산 전자 상가가 생기고 기타 전자상가가 생기니까 다 빠져버렸지. 여기가 별 볼일 없게 됐어. 근데 사실 여기가 기술의 메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그런 데야. 기술의 산통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지. 구석구석 다 보면 기계 깎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기술들이 있지. 이게 다 산업의 기초가 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곳인데 이게 다 죽었어. 이 비싼 땅에 돈이 안 벌려도 나와서 가게 지키고 앉아 있는 거지. 손님 한명이 와서 하나 깎아주고 그러는 거야. 이런 상황인거야. 예전에는 바글바글하고 정말 메카였지. 할아버지라고 하면 돼. 용산 전자 그런 곳이 신세대면 여기는 할아버지지.

여기를 자세히 보면 아주 저급한 기술부터 고급 기술까지 쓰이는 그런 부품들이 여기에는 정말 다 있단 말이야. 예전 포니자동차 부속을 어디서 찾아. 그런데 여기에는 있거든 왜냐하면 옛날 기술부터 지금까지 기술들이 다 있으니깐. 그 옛날 기술을 다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원천적인 것을 아는 데가 바로 이 동네야. 그래서 ‘이걸 이렇게 해주세요.’ 하면 어떻게든 만들어줘. 여기가 기술의 자궁이라고 해야 할까. 기술의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나는 원래 기술자가 아닌데 이런 거를 어디 가서 고쳐야하나 알아보니까 여기에 다 있더라고. 옛날 부품이 여기 다 있어. 고물들이 있으면 그걸 뜯어서 부속으로 쓰면 되니까. 그게 있으므로 죽어있는 기계가 가동돼. 근데 그게 그 부속이 없으면 못 돌아가. 그걸 꽂아야 돌아가는 데 말이지. 기계가 살아나느냐 죽어 가느냐는 여기에 달린 거야.

다방이라는 장소가 더 자유롭게 사람들을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이모 덕에 손님들도 계속 찾아주고, 아늑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곳이었다. 편안히 쉴 공간을 제공하고, 필요한 부품은 모두 구할 수 있는 장소. 직장이기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장소가 그들에게는 여전히 메카고 중심인 듯 했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가는 다방 안에서 우리는 예전 세운상가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소로 앞으로도 유지되어주길 바란다.

SERIES INTRO

그 곳 그 사람들 이야기 도시는 경제 발전과 함께 계속된 확장을 거듭한다. 동시에 내부에선 기존 도시 인프라와 건축물들이 거대해지는 도시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 철거와 수선을 반복한다. 급속도로 성장한 서울은 그만큼 도시 곳곳에서 빠르게 철거와 수선이 반복되어 왔고, 반복되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있었던 많은 기억과 공간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래된 공간들은 막연히 철거하고 멋진 건물을 새롭게 짓는 것이 도시를 멋지게 꾸미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건축을 공부하는 건축학도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사라져 가는 공간을 기억함은 물론이고, 그 곳에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낡고 오래된 것들이 새롭게 반짝거리는 것들보다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계속 변화하는 도시 속,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 곳이 오래된 다방이 될 수도 있고, 누구네 작은 가게가 될 수 도 있고, 길 모퉁이에 있는 가판대가 될 수도 있다. 크고 화려한 장소는 아니지만 사람들 기억이 켜켜이 쌓이는 그것 자체로 그 곳은 충분히 가치 있다. 그 곳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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