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16, 2018

21세기의 공공/커뮤니티 공간이 가져야 할 모습: 쿠마 켄고

ⓒMitsumasa Fujitsuka

Space for Community: Kuma Kengo

지난달 2월 27일,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주최로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의 특별 강연회가 열렸다. 쿠마 켄고는 2020 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로,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UIA세계건축대회의 기조연설과 기조포럼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적 있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축가이다. 이번 강연은 건축과 쿠마 켄고의 강연에 관심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석 가능한 자리로 서울시청에서 진행되었다. 강연은 주제인 ‘21세기의 공공/커뮤니티 공간이 가져야 할 모습’에 대해 20세기의 건축이 갖는 특징과 구분하여 그 의미를 설명하며 시작되었다. 20세기의 건축은 장소보다 그와 분리된 건축물을 더 중요시한 시대였다. 르 꼬르뷔지에의 필로티와 가느다란 기둥 등이 그 대표라 할 수 있다.

ⓒMitsumasa Fujitsuka

21세기에는 20세기 건축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장소와 커뮤니티 공간의 결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건축물이 들어설 지형에 맞춰 설계를 하거나 지역의 재료를 활용하여 시공하는 등 작품을 통해 장소와 건축물의 결합을 위한 여러 시도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시도는 그의 작업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다. 2000년에 준공된 도치기 현의 히로시게 미술관은 ‘어떻게 하면 더 낮게 지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시작되었다. 높고 큰 규모의 건축물을 지으며 각자 자신을 뽐내려는 시대에 주변과 어우러진 건축을 바라는 그의 철학이 담긴 고민이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현재의 도시와 과거 군락지 사토야마가 단절되어 있었다. 이것을 건축을 통해 연결하고자 했던 그는 지붕이 덮인 주출입구를 건물 뒤편까지 열어 사토야마와 직접 이어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쇠퇴한 사토야마를 도시 중심부와 연결하여 활성화 시키고자 한 것이다. 또한, 주변과의 조화를 위해 지역의 재료인 삼나무와 근처에서 채석한 석재를 이용하여 건축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2011년에 진행한 유스하라 우든 브리지 뮤지엄(Yusuhara Bridge Museum) 또한 건축물이 자리한 코치 현의 재료를 활용하였다.

ⓒMitsumasa Fujitsuka

그가 커뮤니티와 장소의 조화를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한 또 다른 방법은 ‘세미 아웃도어 스페이스(Semi-Outdoor Space)’를 두는 것이다. 이것은 히로시게 미술관의 건물을 관통하는 주출입구와 같은 공간이다. 건축물의 중심에 세미 아웃도어 스페이스를 둠으로써 그가 강조하고자 한 건물 내외부와의 소통, 건물로 인해 단절되는 영역의 결합을 유도하였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홍보 영상에 모습을 비친 Great Bamboo Wall 호텔과 일본의 나가오카 시청, 프랑스의 브장송 문화센터에서도 커뮤니티와 자연을 결합하기 위한 요소로 사용되었다. 그가 건축을 하며 주로 이용하는 재료는 목재이다. 나무는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든 구할 수 있고, 자연의 재료이기 때문에 낮고, 작고, 느린 건축을 표현하기 좋은 재료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그가 설계한 23개의 작품을 통해 21세기의 공공/커뮤니티 공간이 가져야 할 모습에 대해 밝혔다. 이는 장소와 지역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이질감을 줄이고 지역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건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Mitsumasa Fujitsuka

목재 건축은 동양의 전통 건축물에서 그 특징이 도드라진다. 과거 인터뷰에서 한옥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한 적 있는 쿠마 켄고는 한국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제주도에 지어진 호텔과 춘천의 네이버 커넥트 원과 같은 건축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조형 작업에서도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올해 7월 경주에 개관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념관 또한 그의 작품이다. 낮고, 작고, 느린 건축의 미학을 통해 드러낼 앞으로의 그의 작업도 기대된다.

취재 최지희 기자 / 사진 제공 Kengo Kuma & Associates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4월호(v.443)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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