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16, 2018

한국 건축의 최전선, 운생동

The Forefront of Korean Architecture, UNSANGDONG

유난히도 건축 행사가 많은 한 달이었다. 2018 대한민국 건축문화제부터 각종 사진전, 젊은 건축가 대담, 오픈하우스 등등 각양 각색의 행사가 이어진, 그야말로 건축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한국건축설계학회(이하 설계학회)도 화려한 행사에 한 가지 행사를 보탰다. 운생동건축사사무소(이하 운생동)의 전시가 그것이다. 매봉역 근처에 자리잡은 ADIK갤러리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운생동의 건축 철학과 건축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10월 19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다른 건축 전시와 다른,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16명의 건축과 교수가 운생동을 위해 쓴 글을 볼 수 있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16명의 필자는 운생동이 이룬 건축 성과와 행보에 대한 가감 없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을 통해 한국 현대건축에서의 운생동의 역할과 위치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시작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었다. 운생동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듯, 수많은 사람이 모여 운생동 전시를 축하하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설계학회의 부회장 및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백승만 교수(영남대학교)의 사회로 진행된 오프닝 행사는 현재 설계학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명식 교수(동국대학교)의 축사를 대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전시 소개에 앞서 이명식 교수의 축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축사 / (사)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 이명식
2018년도 한국건축설계학회 연말 전시회인‘ 운생동 건축전시회’를 학회 회원 여러분과 함께 개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운생동 건축전시회’는 급변하는 현대 라이프 스타일에서 현상적 직시에 의한 창의적 건축 작품 도출이라는 건축적 접근방법을 핵심 가치로 설정하여 제시한 전시입니다. 이는 최근 사회 다변화시기에 급변하는 인간 환경에 대한 관점에서 건축 디자인 영역에 대한‘ 창의성’을 찾고자 하는 메시지와 방향성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우리 학회 회원 여러분들의 독창적 창의성이 펼쳐지는 장이 되어 창작 활동이 더욱 더 발전하시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본 행사를 이렇게 발전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특히 이번 전시회에 참여해 주신 운생동의 장윤규, 신창훈 대표와 행사 준비를 진행해 주신 백승만 부회장님과 사무국, 그리고 오프닝 렉쳐 및 세미나에 참여해 주신 교수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후 운생동의 장윤규 대표의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그의 세미나는 그간의 작업과 성과, 혹은 대표작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운생동의 건축적 상상의 근본, 운생동이 지나온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어쩌면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세미나였다. 운생동의 스태프, 수많은 건축인이 모인 자리에서 그의 삶과 운생동의 역사를 듣게 된 것은 무척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장윤규 대표는 이번 전시를 위해 기꺼이 글을 써준 16명의 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운생동의 건축 작업을 보여주기보다는 작품 사이에 숨어있는 그의 삶의 단편 중 일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장윤규 대표의 세미나는 다음 달 건축문화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장윤규 대표는 건축을 마치 놀이처럼 재미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 역시 건축적으로 새로운 방향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운생동의 스태프와 가족들 역시 그 고민을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인처럼 사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건축가 역시 건축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건축가처럼 사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현장에서 세미나를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문장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건축가는 단순히 건축을 하거나 집을 짓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역시 건축가처럼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삶이라는 것은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이야기를 전한 장윤규 대표. 어쩌면 쑥스러울 수 있는 그의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세미나를 마쳤다.

세미나 이후, 콘셉트에 대한 묻는 질문에 장윤규 대표와 신창훈 대표는 ‘포토제닉’,‘ 전시장의 사진발’이라는 유쾌한 답변을 내놨다. 신창훈 대표는 분류가 다른 건축 오브제(모형)를 통해 건축적인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으며, 운생동 건축의 대표작 패널을 바닥에 전시해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 장윤규 대표는 운생동도 어쩌면 매너리즘에 빠질 시기가 된 것 같다며 16명의 글을 통해 운생동 건축의 한계를 고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16명의 필자가 전한 이번 글은 운생동에게 무척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동안의 시간을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두 대표는 이번 전시는 전시 자체보다 함께 출판된 책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전시 기획 전부터 책 기획을 먼저 시작할 만큼 이번에 함께 출판된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운생동에서 지내보니 아이디어가 고갈되기도 하고 약간의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에 비평 혹은 객관적인 평가가 담긴 글을 통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함께 출판된 책은‘ 한국 건축의 최전선, 운생동’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32개의 프로젝트와 16명의 글이 함께 담겼다. 각 프로젝트는 모형 사진을 시작으로 간단한 소개 글, 준공 사진, 그래픽 이미지 등으로 소개된다. 준공 사진을 앞세운 기존의 건축 책과는 다르게 모형 사진을 앞세워 그들의 건축적 실험을 생각해보고 이후 소개되는 준공 사진을 함께 비교하는 재미도 좋을 듯하다. 책에 소개된 16개의 글은 전시장 벽에 함께 소개된다. 전시장 곳곳의 모형이 볼거리라면 전시장 벽에 소개된 글은 전시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읽을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자신들의 건축에 대한 철저하고 냉정한 평가가 지금의 운생동을 만든 것이 아닐까. 장윤규 대표와 신창훈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들이 가진 운생동에 대한 애정과 생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두 대표의 모습을 보니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운생동이라는 조직이 건재한 이유를 절로 깨닫게 되기도 했다.

전시 오프닝과 세미나 이후에는 이번 책에 글을 제공한 필자들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운생동에 대한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가 오고 간 시간이기도 했다. 그 내용은 앞서 언급한 장윤규 대표의 세미나 내용과 함께 다음 달 월간 건축문화 기사로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운생동의 건축 철학, 앞으로의 행보, 지난 작업에 대한 고민과 건축적 실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길 바란다. 이번 전시는 11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운생동의 모형과 그들에 대한 애정 가득한 글을 보고 싶다면 늦기 전에 전시장으로 향하길 바란다. 단언하건대, 건축 행사가 가득한 10월을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취재: 박소정 기자

 

* 위 기사는 월간건축문화 11월 호(V. 450)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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