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문가과 함께 하는 도시대탐험, 그 첫 번째 이야기

‘서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효자동, 누하동, 체부동, 옥인동 등을 포함하는 동네 서촌은 우리에게 그저 서울의 나들이 장소일 뿐일지도 모른다. 경복궁 옆 동네이자 청와대 옆 동네, 그리고 카페거리로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서촌이라는 동네가 알려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서촌을 그야말로 돈 많은 사람들의 동네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서촌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바로 도시대탐험이 그것이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이름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도시 전문가와 함께 도시를 걸으며 그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행사이다. 이 흥미로운 행사는 (사)한국교육시설학회에서 준비한 행사로, 앞으로 총 15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시작은 독립학자인 로버트 파우저 교수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초 여름, 유난히도 뜨거웠던 지난 6월 1일. 경복궁역에서 도시탐험대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로버트 파우저 박사의 주도 하에 경복궁역을 시작으로 서촌을 걷는 탐험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서촌은 옛 지도의 골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국내 유일의 동네이다. 또, 그 골목은 물길을 따라 구성되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걸으니 마치 걷는 내가 물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골목 구석구석, 그리고 동네 건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니 서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게는 그저 예쁜 카페가 많은 동네, 맛있는 식당이 있는 동네였던 서촌이 이렇게 역사가 많은 동네인지, 이런 이야기가 담긴 동네인지 알 길이 없었다. 서촌을 돌며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로버트 파우저의 발제가 이어졌다. 서촌의 <별안간>이라는 장소에서 진행된 이번 발제는 < ‘서촌’의 10년: 지역의 변화와 과제>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로버트 파우저 박사가 실제 거주하면서 겪었던 동네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서촌에 대한 정의와 문제점, 그리고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창한 한국말로 한국식 농담을 섞어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제법 동네 주민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오래된 지도와 동네 모습이 담긴 옛 사진, 그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옥인시범아파트 등을 살펴보니 서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젠트리피케이션, 상주 인구, 상업지구에 대한, 어쩌면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이야기도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촌이라는 동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발제가 끝난 뒤, 토론이 마련되기도 했다. 동네에서 목수 일을 하는 황인범 목수(서울한옥 대표)와 최재원 큐레이터(독립 큐레이터), 인류학자인 제니퍼 플린(경희대학교 교수)의 토론을 통해 서촌에 대한 깊고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무더운 여름은 잠시 쉬어 가고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총 15번으로 기획된 이 행사는 도시 전문가 5명이 각각 3회씩 진행될 것이다. 도시탐험에 참여하고 싶다면 가을에 시작될 이 행사에 주목하길 바란다.

취재: 박소정 기자

*위 기사는 월간건축문화 7월 호(v.446)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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