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21, 2019

건축의 기존 틀을 깨기 위한 첫발,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

First Steps to Break the Existing Framework of Architecture,
‘Urban Sneakers Conference 2018’

지난 11월 7일, 논현 SJ쿤스트할레에서 3D 공간데이터 플랫폼인 ㈜어반베이스가 주관하는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 2018’이 개최되었다. 건축계의 디지털 전환에 공감하는 350여 명의 젊은 건축가와 IT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연사 다섯명의 스피치를 들은 후, 패널토크를 진행했다. 빅데이터의 활용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여 건축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Reboot: Architecture> 테마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는 ‘스니커즈’라는 행사명에 걸맞게 기존의 형식을 벗어던지고, 캐주얼한 차림과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크게 ‘스니커즈 토크’와 ‘살롱드비어’로 구성되었는데, ‘스니커즈 토크’에서는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를 포함하여 ‘건축+a’를 만들어가고 있는 루키들의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었고, ‘살롱드비어’에서는 관객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토론하고 네트워킹 할 수 있었다.

성균관대 건축학과의 김성아 교수는 “건축을 전공해 ‘설계’라는 한 방향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잘 융합되는 건축이 필요한 때”라며, “이 자리는 건축가 스스로 가둬 두었던 업역의 경계를 허물고 변화하고 있는 건축가의 역할과 다가온 미래에 대해 좀 더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다섯명의 연사는 중심 테마에 대해 각각‘과정, 실험, 기술, 확장, 혁신’을 중심으로 스피치를 이어갔다.

‘삶것’의 양수인 소장은 네이버 창업자 중 한 명의 인터뷰 기사를 예로 들며, 스타트업이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몸으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터득한 것들을 수시로 반영해 나가는 게 주효하듯, 설계도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구상하는 지식보다도 그 아이디어가 진짜 작업이나 공간으로 구현되도록
만드는 과정에는 본능적인 몸싸움과 발전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쉽게 건축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에이랩 건축사사무소의 이태현 소장은 자연의 유기적 형상을 디지털화 하는 등의 실험적 건축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건축의 형태나 공간들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전달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갖은 후, 위드웍스의 김성진 소장과 스페이스 워크의 조성현 대표, 이번 컨퍼런스를 주관한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의 연사가 이어졌다. ‘2018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스페이스 워크’의 조성현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부동산 개발 솔루션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이런 솔루션이 개발에 적합한 토지 탐색부터 정체성 평가, 조건에 맞는 건축 기획설계까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개별 토지의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발표했다. ‘위드웍스’의 김성진 소장은 자동차, 선박, 항공 등 비정형 곡면 디자인의 발전이 활발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 과정의 도입으로 기존의 재래식 현장 시공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다양한 형상과 곡면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1부의 마지막 순서였던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는 증강현실이 JPG, PNG처럼 글로벌 포맷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혁신 테마의 스피치를 시작했다. 기존의 어반베이스 AR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건축가용 3D 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프레젠테이션 서비스 ‘AR스케일(AR Scale)’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건축가들은 자신의 설계안을 제3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더 이상 밤을 새워 실제 모형을 제작하지 않아도 되며, AR Scale의 1:1 스케일 모드를 활용하여 실제 건축 부지에서 3D 모델을 띄워 놓고 주변 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하진우 대표는 3D 공간데이터는 AR/VR과 융합해 공공, 게임, 커머스, IoT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데 건축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컨퍼런스의 2부, 살롱드비어의 패널토크 ‘건축가들의 대나무숲’에서는 이양재 엘리펀츠 건축사사무소의 대표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건축업계의 고령화를 주도하고 있는 여러 장벽과 그 대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건축사 시험의 폐쇄성, 건축계 특유의 도제식 교육,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는 건축 교육과 문화 등의 이슈가 다뤄졌다. 이외에도 연사들의 대표 작품을 증강현실로 배치해보고 감상할 수 있는 ‘AR건축존’이 마련되어 컨퍼런스에 참여한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했다.

3차 정보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많이 오가는 요즘, 건축계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컨퍼런스였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계화, 현대화하며 변화해 가는 중에 건축에서만 유지되는 전통적인 모습들이 있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더 많은 이들에게 이 산업으로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두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건축의 디지털화에 대해 건축계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에게도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건축에서도 좀더 세밀한 작업을 미리 경험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취재 : 최지희 기자

 

*위 기사는 월간건축문화 12월 호(V.451)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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