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건축가포럼 중첩의 경험 展

ⓒ홍종호

지난 12월 현대카드 스튜디오블랙에서 개최된‘ 젊은건축가포럼’은 여러 의미에서 건축계의 주목을 받은 행사다. 젊은건축가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젊은건축가상’수상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11년 출범한 단체로, 출범 이래 건축을 포함한 문화, 예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서로 간의 담론을 공유해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감각제어’를 주제로 한 포럼과 VR 전시‘ 중첩의 경험’ 이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국내 건축계에서는 최초로 진행된‘ VR 전시’ 때문이다. 기존 건축행사들이 의례 구성하는 패널, 모형, 사진 등에서 벗어나 건축가가 감각을 다루며 공간을 구성하는 방법과, 이의 재현으로서 VR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를 통해 건축물을 소개했다. 전시 제목인‘ 중첩의 경험(Experiencing Juxtaposition)’은 건축의 실체와 허상 또는 현실과 가상의 다른 층위를 의미하며, 전시에 참여하는 건축가들의 다양한 세대와 작업을 아우르는 다중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참여한 건축가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김인철(아르키움), 김찬중(THE_SYSTEM LAB), 민성진(SKM Architects)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건축가 11명의 9개 프로젝트를 직접 방문한 듯 체험이 가능했다. 함께 소개된 몇 장의 사진과 모형은 VR 전시의 이해를 돕는 단순한 조연의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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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욕타임즈에서는 콜로세움, 만리장성 등 고대 유명 건축물들을 웹사이트를 통해 VR 기술로 체험할 수 있게 하여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VR 기술을 통해 현대건축물을 두루 소개한 전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참여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건축인들이 국내 최초로 진행된 이번 건축 VR 전시를 스스로 체험하며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건축 관련 행사임에도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많은 참여 역시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전시를 기획한 심영규(프로젝트데이 대표)PD는‘ 건축전시가 모델이나 패널, 사진과 텍스트에만 머물 필요가 없고, VR 기술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어디서나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건축가와 현장을 투어하고 공간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면 교육적인 효과까지 더해지고,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VR 기술을 활용한 건축 전시의 새로운 태동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건축을 쉽게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공간의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간의 건축 전시들은 그 내용을 떠나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온전히 그 느낌을 이해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VR 기술이 기존 건축 전시에서 진일보한 건축의 새로운 매체가 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1월 호(v.440)에 수록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