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0월 29, 2020

Book Review :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우리의 주거문화, 아파트건축

저자 | 장림종, 박진희

아파트가 ‘성냥갑’, ‘닭장’이라는 비유를 들었을 때다. 부정할 수 없었지만 언짢고 불편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까지도 비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아파트도 문화라고 이야기하는 책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를 알게 되었고, 이는 요즘 시대에 걸맞은 의미를 남겨주었다.

책은 약간 논문 형식이다. 1950-1970년대 아파트를 기록하는데, 보기 드문 자료와 사진은 잔재미가 있고 초기 아파트에서 전통적인 평면 배치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외에도 아파트를 통해 한국전쟁 이후 삶과 주거문제, 건설기술의 발전, 주거에 대한 인식 등 우리 사회의 한 단상을 볼 수 있다. 문학과 영화, 매체에 등장하는 아파트는 당시 사회의 삭막함을 드러내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우리 땅’에 처음 지어진 <충정아파트>, 1958년 ‘우리나라’가 처음 지은 <종암아파트>를 시작으로 소개하는 7여 개의 아파트는 그리 삭막하지 않다.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부터 지어지기까지의 사연, 지어지고 나서 왕성했던 주민의 삶, 이후 낙후된 아파트는 흥망성쇠가 있는 하나의 문명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중 1960-1970년대, 민간이 작은 규모로 건설한 아파트는 주변과 관계를 맺으면서도 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개발형 아파트와 민간이 주도한 아파트를 구분 짓게 한다. 우리의 삶을 담을 수 있는 아파트는 어떻게 지어져야 하고 아파트가 마땅히 문화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품고 있어야 하는지 제시하는 듯하다.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를 읽다 보면 처음 시도된 아파트건설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시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가 경제적 차원의 개발이 되기까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책은 아파트도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 주거문화라는 것, 아파트를 건설이 아닌 건축의 시선으로 보았다는 점에서 더 이상 아파트가 회색빛이 아닌 ‘삶 터’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켜준다.

“과거의 도시 형태나 결과로서의 아름다운 경관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도시의 생성·발전·변화의 논리적 과정을 재발견하고 회복하는 것은 재창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도시 속 유형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있는 양상을 아는 것은 재발견의 시작이다.” – 본문 77페이지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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